곰디를 찾아오는 창업가 중에 창업 초기부터 이렇게 물어보시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여전히 대다수가 한국에 회사를 설립하고 있지만, 산업 영역 및 타겟시장에 따라 처음부터 굳이 한국이 아닌 세계 다른 나라에 법인을 설립하여 사업을 진행하려는 계획을 가지신 분들이 점차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요.

임상시험에 많은 돈이 필요한 바이오 분야나, 규제 관련 이슈가 많은 헬스케어나 블록체인 사업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보다 좋은 환경을 갖춘 나라에서 사업을 진행하고자 문의주시는 것 같기도 해요. 

물론 해외 진출을 위해서 처음부터 해외에서 창업해야만 하는 건 아니에요. 다양한 옵션이 있죠. 해외 창업보다 국내에서 창업한 이후 해외로 본사를 옮기는 것(플립)을 고려하는 경우가 더 많고, 해외로 플립하기보다는 해외에 자회사 등 지사를 설립하는 경우가 더 많으며, 해외에 지사 등 법인을 설립하기 전에 해외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부터 시작해 보는 경우가 더 많아요.

그래서 미션과 곰디는 해외진출을 준비하며 조언을 구하는 혁신가들에게 늘 먼저 물어봐요.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어떤 전략을 바탕으로 나아가고자 하는지에 관한 부분을요. 사실 해외진출에 있어서는 ‘실행’ 보다는 실행 이전에 전략적 의사결정과 준비가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회사의 중장기 전략에 비추어 볼 때 꼭 필요한 부분만 효율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어요.

온라인 기반서비스를 해외 고객 대상으로 시장 반응을 보고 싶다면, 이건 지금 당장 시작해볼 수 있어요. 웹이나 앱 서비스의 경우 개인정보처리방침 등 요소를 정비하는 것 정도로 충분할 수 있어요.

하지만 단순히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해외시장에서 고객, 파트너를 만나고 지속적인 접점을 만들어야 하는 사업이라면 해외에 별도의 조직을 설립하고 활동을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이제 복잡해집니다. 해외에 법인을 설립한다면 어디에 어떤 형태의 법인을 설립할 것인지, 사람은 어떻게 고용하며 어떻게 파견할 것인지, 해외법인과 국내법인 간의 지배구조 및 거래관계와 고용관계는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고려할 부분이 정말 많아요. 

플립의 절차 

한국법인의 주식을 미국법인으로 옮기려면, 투자자들이 동의를 해야겠죠.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주식이 한국주식이다가 미국주식으로 바뀌는 거니까요. 미국 투자사가 미국에 본사를 세우기를 원하는 만큼, 한국의 기존 투자사들은 기업과 거리가 멀어지는 것을 두려워해요. 소통도 어려워지고, 사업에 대하여 조언해 줄 수 있는 폭도 좁아지니까요. 물론 미국에 진출해서 더 큰 자본적 이익을 얻을 수 있겠지만, 아직 해외에서 EXIT을 한 사례도 많지 않구요. 

조금 부수적이지만 외국환도 문제에요. 대한민국의 외국환 거래법은 거주자와 비거주자 사이에 증권을 취득하는 거래를 원칙적으로 ‘사전에’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거든요. 외국환 신고는 귀찮음과 시간이 문제죠. 외국환 신고를 위해 외국인 투자자로부터는 아포스티유 위임도 함께 받아야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게 문제죠. 

플립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사실 플립 이후에도 나아갈 길이 멀고 험한 해외진출 스타트업들이 겪는 앞으로의 어려움에 비하면 아주 작은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해외로 나아가는 혁신가들을 돕기 위해 실리콘밸리의 지사까지 설립한 미션으로서는 여러 사례들을 진행하고 또 보면서 해외진출에도 그리고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한 플립에 있어서도 전형적인 방식 이외에 다양한 대안모델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이번 레터에서 해외진출 전반과 플립, 그리고 플립의 문제점을 이야기했어요. 이대로(?) 끝낼 수는 없죠. 이어서는 플립의 대안적 모델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만약 다음주 레터 미리보기를 하고 싶다면, 참고할 수 있는 영상과 리포트를 공유할게요. 한국무역협회, 본투글로벌, 한국 벤처투자와 함께 포럼과 진행한 <스타트업 해외법인 설립 전략 및 실무 포럼> 영상과 미션의 이슈리포트 <플립은 해외 진출의 키가 될 수 있을까?>를 공유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