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식가 여러분 안녕하세요. 코리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리네요! 로스규이 집필진이 늘어서 제 차례가 천천히 돌아온다는 장점은 있지만, 로식가 여러분들을 너무 오랜만에 뵙게 되는 아쉬움도 있네요😢

지난 레터에서 앞으로 상표등록의 요건에 대해서 알아보겠다고 했는데요. 오늘은 마침 로식가분이 질문해 주셨던 이슈로 레터를 구성해 봤어요. #로스규이 단톡방에서 똑똑한 로식가분께서 이런 질문을 해주셨어요. 로스규이 필진들이 다뤄줬으면 좋을 이슈와 관련된 질문은 언제든지 환영이랍니다!

• 상표권 출원을 통하여 엿볼 수 있는 당근마켓의 미래 전략을 알려드려요. 
• 사업 영역 확장을 꿈꾸는 대표님들,상표 등록을 준비하는 창업팀들이 상표 등록을 위하여 상표 명칭을 정할 때 유의해야할 사항을 안내해드려요. 

당근마켓이 당근으로 서비스명 변경한 것을 흥미롭게 보았는데요. 보통명사인 당근이 어떻게 상표로 인정될 수 있는지 궁금해하셨던 것 같습니다. 로식가분께서 이런 질문을 주신 걸 보니 아마 지난 코리의 로스규이를 열심히 읽어주신 것 같아요.

간단히 지난 레터를 복습하자면, 상품의 보통명칭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상표와 상품에 대하여 관용하는 상표는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했어요. 보통명칭이란 그 상품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인식되는 명칭을 말해요. 바세린, 초코파이 등이 보통명칭으로서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는 사례이죠.

그리고 관용상표란 특정인의 상표였던 것이 관리 허술로 인해 특정 상품에 대해 동업자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상표가 된 것을 말해요. 과거 ‘불닭’은 특정인이 보유한 상표였어요. 그런데 불닭이 큰 인기를 얻던 시기에 상표권자가 경쟁자들이 매운 음식에 ‘불닭’ 명칭을 사용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지 않았고, 그 결과 매운 음식은 ‘불닭’으로 관용상표화된 것이죠.

당근 마켓에서 당근으로 서비스명을 변경한 것은 향후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포부로 볼 수 있는데요. 새로운 서비스 영역의 개척을 통해 기존 '당근 마켓'이 가지고 있는 중고거래 플랫폼에 한정된 이미지를 넘어 종합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종합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당근의 비전은 짧은 시간에 세워진 것이 아닌 훨씬 이전부터 계획되었고 차근차근 실행되는 중이었어요.

대표적으로 상표 등록을 보면, 당근이 진출하고자 계획한 서비스 방향을 자세히 엿볼 수 있습니다. 출원공고서에서 지정업무를 보면 당근은 상품 주문 대행업, 상품 직거래 커뮤니티 및 지역 광고 제공을 위한 플랫폼, 통신판매중개업 등을 등록했더라구요. 중고거래만이 아닌 여러가지 사업 영역으로 진출을 애초에 계획하고 있었음을 엿볼 수가 있습니다.

당근 서비스의 공통점은 지역 커뮤니티 

당근의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익히 알려진 중고거래 외에 알바, 부동산 직거래, 중고차 직거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당근이 강점인 탄탄히 자리잡은 지역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어요. 단순 중고거래 플랫폼에 한정된 것이 아닌 지역 커뮤니티의 성격을 띠게 된 당근마켓 서비스를 발판으로 해 지역 내에서 이루어지는 개인 간 다양한 유형(인력, 부동산, 차량)의 거래 중개로 서비스를 확장하며 변화를 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근의 미래 전략은

앞으로의 당근은 지금까지와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돼요. 그렇다면 앞으로 당근이 우리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현재까지 출원한 상표들을 통해서 살펴보도록 할게요.

당근은 당근 이웃, 당근 마을, 당근 심부름, 당근페이는 물론 당근머니, 당근캐시, 당근지갑, 당근라이브, 당근게임, 당근여행까지 당근과 결합되는 단어도 선점하여 상표로 등록하고 있습니다. 

출원한 상표 중 당근이웃, 당근마을, 당근심부름 등은 지역 네트워크를 강화해가는 지금까지의 시도와 유사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구요. 

핀테크 분야 진출

앱에 도입되어 있는 당근페이는 물론 당근머니, 당근캐시, 당근지갑 등 지급수단과 관련되어 보이는 여러 가지의 상표가 출원 및 등록되었어요. 이외에도 내려받기 가능한 전자상품권 등에도 상표등록을 마친 것으로 볼 때 핀테크 사업이나 전자상품권(포인트) 사업 진출도 계획하고 있나 봅니다.

지역 사회를 넘어선 종합 플랫폼화

그렇다면 바세린이나 초코파이는 안 되는데, 당근은 어떻게 상표 등록이 가능했을까요? 

바로 지정상품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표는 어떤 업종에 사용되는지, 지정상품이 중요

브랜드 상표를 등록하기 위해서는 먼저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에 사용할 상표인지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각 상품 및 서비스는 45개로 분류되며(상품은 1~34류, 서비스는 35~45류), 각 류에서도 유사군 코드라는 하위 분류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만약 내가 등록하려는 상표와 이미 등록되어 있는 타인 상표의 상품류가 같다면 어떻게 될까요? 바로 양자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품이라고 판단되는 것은 아니지만, 유사하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따라서 상표를 등록하기 전에는 반드시 명칭이 유사한 상표가 있는지, 있다면 지정 상품류도 동일한지 여부를 살펴본답니다.

크린하우스는 세탁소로 상표 등록은 금지

“크린하우스(Clean House)” 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상품 또는 서비스가 떠오르시나요? 저는 청소 또는 세탁과 관련된 상품이나 서비스가 떠오르는데요.

상품의 품질, 원재료, 효능, 용도 등을 보통으로 사용한 상표 또한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습니다. 쉽게 말하면, 소비자들이 특정 상표를 보고 그 상품의 성질이나 특성을 직감할 수 있다면, 이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표시이기 때문에 상표등록이 불가한 것이에요.

특허법원 역시 크린하우스는 소비자들에게 깨끗한 집, 세탁하는 집 등으로 직감되므로, 세탁업에 사용된다면 해당 서비스업의 품질, 효능, 용도를 보통으로 사용한 상표에 해당한다며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대법원은 진단용 혈액 테스트기에 “원터치”라는 상표를 사용한 경우 효능을 보통으로 사용한 사례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상표등록이 불가능하다고 보았구요, 장식용 비닐시트에 “DECOSHEET” 라는 상표를 사용한 사례에서 상품의 용도를 직접적으로 표시하였으므로 전체적으로 상품의 성질을 직감하게 하는 상표로서 등록이 불가하다고 보았습니다.

당근도 야채가게 상표로는 등록 불가

보통명사인 당근을 떠올리면, 야채죠. 만일 “당근”이라는 단어를 당근주스 상품 또는 야채가게에서 상표로 등록하려 했다면, 상표로 등록될 수 없었을 거예요.

그러나 “당근”이라는 단어가 중고거래 플랫폼 또는 지역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의 품질, 효능 등을 직감하도록 하지는 않기 때문에 등록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