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어렵다면, 청산형 M&A

#청산형M&A #양수양도

2024. 4. 15.

🍖회사가 어렵다면, 청산형 M&A

2024년 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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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곰디입니다.

코로나가 지나면서 빠르게 늘어났던 스타트업이 있다면, 바로 마스터클래스(MasterClass)인 것 같습니다. 마스터클래스는 만나보기 어려운 전문가와 유명 인사들이 강의하는 컨텐츠 플랫폼을 말하는데요. 저도 클래스 101을 보면서, 영화감독 박찬욱, 작사가 김이나, 프로게이머 페이커의 클래스를 집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그런데 이 클래스, 클래스101이 직접 찍은 게 아니라고 하네요. 클래스101이 동종업계 스타트업이었던 스튜디오바이블을 인수하면서 그 컨텐츠가 클래스101에 게시되었다고 합니다. 스튜디오바이블은 다양한 전문가 컨텐츠로 유명했지만, 경영난 끝에 작년 7월 운영을 중단했어요. 이를 클래스101에서 2024년 2월에 합병하여, 스튜디오바이블의 컨텐츠를 클래스101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이죠. 이처럼 불황으로 인해 사업이 어려운 스타트업들을 M&A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오늘의 로스규이

[1] 청산형 M&A가 뭘까요

[2] 청산형 M&A, 누가 사나요

[3] 주식양수도 시 기존 채무는?

[4] 자산ㆍ영업양도에서 조심!

청산형 M&A = 청산ㆍ정리 위해 넘겨주기

M&A는 다들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M&A란 기업을 매수한 후 합병하거나(Merger), 자회사나 관련회사로 둠으로써 인수(Acquisition)하는 것을 말해요. M&A 중에서도 ‘청산형 M&A’란 회사가 어려움에 있을 때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거나, 회사를 청산ㆍ정리하기 위해 활용하는 M&A를 통틀어 말해요. 앞에서 살펴본 스튜디오바이블 역시 경영난으로 운영을 중단하였다가 동종업계의 클래스101에 합병되었는데, 이 역시 청산형 M&A의 일종으로 볼 수 있어요.

청산형 M&A는 크게 ①주식양수도(경영권 이전), ②영업양수도 또는 자산양수도로 구분되는데요. 어떤 방법이 좋을지 살펴볼까요?

주식양수도? 영업양수도?

주식을 양수ㆍ양도하는 방법은 법인 자체를 청산하거나 새로운 인수자가 경영을 맡고자 할 경우에 선택해요. 이를 통해 인수회사가 피인수회사를 합병하거나 회사의 경영권을 이전하게 되죠.

반면 영업이나 자산을 양수ㆍ양도하는 방법은, 어느 정도 영업이 다각화되어 있거나 회사자산 중 매력적인 자산이 있는 경우, 또는 경영 자체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자 할 경우에 선택할 수 있어요. 주식양수도와는 달리, 대표자와 임직원의 큰 변동 없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인데요. 체불임금을 해소하기 위해 특정 IP를 양도하거나, 회사가 영위하는 여러 사업 중 특정 영업을 양도하는 경우가 대표적이죠.

청산형 M&A, 시간이 생명

그렇다면 청산형 M&A에서 누가 사가게 될까요? 빠른 시간 안에 이 '인수자'를 찾는 일이 청산형 M&A의 성패를 가르기도 합니다. 통상적으로 청산형 M&A는 대개 유동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이루어져, 시간과의 싸움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꺼진 고객도 다시 보자

하지만 의외로 주인공은 가까이 있는 법! 우리 스타트업의 지분, 영업이나 자산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곳은 대개 회사와 기존부터 계약을 맺고 있는 고객이나 협력업체, 그리고 앞서 살핀 것처럼 동종업계인 경우가 많습니다.

고객이나 협력사는 이미 회사로부터 서비스를 제공받거나 영업과 관련한 일을 진행해왔어요. 따라서 회사의 영업이 매력적이라면 직접 이를 양수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답니다. 청산형 M&A를 고려 중이라면 우선 기존 고객이나 협력사와 먼저 이야기해보세요.

경쟁자도 다시 보자

동종업계의 경쟁 회사에 매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과점시장에서 후발주자가 영업을 매각할 경우, 선발주자는 후발주자를 인수하여 시장에서의 점유율과 자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삼죠. 앞서 살핀 '클래스101' 역시 '스튜디오바이블'의 컨텐츠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인수자가 업계의 사정을 잘 알고 있어서 고용승계, 구조조정이나 기존 채무에 대한 조정을 훨씬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주식 양도해도 채무는 남는다

주식을 양수ㆍ양도하는 방법으로 청산형 M&A를 마치고 나면, 우리 회사가 빌렸던 돈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회사의 대주주가 창업자에서 인수회사로 바뀌게 되면, 인수회사가 대신 돈을 갚아야 할까요? 원칙적으로 그럴 일은 없습니다. 인수회사는 주주일 뿐이에요. 회사와 주주는 별개이기 때문에 우리 회사의 채무가 인수회사에게 승계되지는 않죠. 그러다보니 창업자의 신용을 믿고 회사에 돈을 빌려주는 채권자들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고, 대표의 연대보증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요.

남은 채무는 어떻게 정리할까

인수인 입장에서는 회사의 가치를 보고 청산형 M&A를 통해 스타트업을 인수하지만, 기존의 채무가 함께 따라오기를 원하지는 않겠죠. 그러다 보니 인수인들은 M&A를 진행하는 동시에 회사의 채권단과 권리관계를 정리하는 편입니다. 대표적으로, 인수인이 M&A에 응할 때 이런 조건을 요구할 수도 있어요. "기존 채권자들은 어느 정도 선에서 출자 전환*하고, 일부 채무는 면제해달라!"

이렇게 협상한다고 해서 채권단 입장에서도 마냥 손해는 아닙니다. 회사가 망해 사라지는 것보다는,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M&A를 통해 회사가 유지되는 것이 채권자에게 이익이죠. 이렇게 인수인과 채권자의 요구가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부채를 주식으로 바꾸는 것, 즉 채권자는 주주로 바뀜

자산양도ㆍ영업양도에서 주의할 것

그렇다면 자산양도ㆍ영업양도를 통해 청산형 M&A를 하는 경우에는 어떤 이슈가 있을까요? 바로 배임ㆍ사해행위입니다. 회사가 특정 영업 또는 자산을 양도하는 것이 우리 회사의 채권자를 해치는 일이 될 수도 있거든요. 열심히 인수자를 찾아 자산양도ㆍ영업양도에 성공하고 한숨을 돌렸는데, 무효가 되어버릴 수도 있으니 주의하세요!

힘들게 양수했는데 채권자취소라니

왜 영업이나 자산양도가 우리 회사의 채권자를 해치게 되는 걸까요? 회사가 영업 또는 자산을 양도하게 되면, 회사가 돈을 갚을 능력, 채무를 갚기 위한 재산이 줄어들게 됩니다. 이걸 '책임재산'이라고 불러요. 민법에서는 채무가 자산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유일한 재산 혹은 현금화하기 어려운 재산을 현금화함으로써 변제를 위한 자력을 약화시키는 경우, 이를 사해행위로 보아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돈을 안 갚을 작정으로 재산을 빼돌리는 채무자들로부터 채권자를 보호하는 취지이죠. 지난한 협상 끝에 영업양수도나 자산양수도를 이뤄냈는데, 이후 사해행위로 인정되어 취소될 수 있다면, 인수인 입장에서는 인수에 큰 리스크가 될 거예요.

☑️ To Do

회사가 가지고 있는 자산이나 영업부문을 적정 금액보다 지나치게 낮은 금액, 염가로 매각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을지 조심하세요. 사해행위로 취소될 위험이 커질 수 있어요.

힘들게 양도했는데 형사처벌이라니

극단적인 경우 채권자가 대표(창업자)를 업무상 배임으로 고발할 수도 있습니다. 특정 규모 이상의 자산 처분은 일반적으로 투자계약 상 투자자의 사전동의가 요구되는 사항이기도 한데요. 지나치게 저가에 양도한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이 사전동의에 응하지 않기도 하니 더욱 조심해야 해요. 이를 막기 위해서는 주식양수도뿐만 아니라 영업 양수도나 자산 양수도 같은 경우에도 기존 채권자, 투자자들과 원활한 소통이 필요합니다.

*민법 406조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는 순간부터 대표들은 수십 억의 자금을 운용하며 회사를 빠르게 성장시켜야 합니다. 성장을 위해 대표는 과감한 채용을 감행하고, 직원의 수를 늘릴수록 고정비용은 높아지며, 투자금은 빠르게 소진되지요. 이때 다음 투자를 받지 못한다면 회사는 곧바로 큰 재무적 어려움에 봉착합니다.

투자시장 자체가 얼어붙은 2022년 이후에는 다음 라운드까지 버틸 수 있다고 생각했던 많은 스타트업이 급격하게 어려워지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요. 그 생존방식으로, 오늘 다룬 청산형 M&A가 한 가지 길이 될 수 있겠습니다. 올해는 로식가 분들로부터 좋은 소식을 많이 전해들을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