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식가들 안녕! 너무너무 오랜만이야! 

레오는 그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어. 무릎 수술하고 재활하느라 축구를 너무 오래 못 했거든😢

그동안 레오 말고도 '삼쩜삼' 운영사, 자비스앤빌런즈(이하 '삼쩜삼') 역시 힘든 시간을 보낸 모양이야.

2월 1일, 한국거래소가 삼쩜삼의 코스닥  상장 심사에서 #상장 미승인 결정을 내렸어. 이번 결정에는 삼쩜삼과 세무사회 사이의 갈등도 영향을 주었다는 의견이 많더라고.

삼쩜삼과 세무사회 사이의 갈등이 뭐냐고? 로식가들 벌써 다 까먹었구나? 지난번 레오가 삼쩜삼 VS 세무사회 전반전 경기 중계했던 것 기억나? 그때는 삼쩜삼이 경찰 수사 단계에서 #무혐의 결정을 받았었잖아.

삼쩜삼 VS 세무사회 전반전 경기를 다시 보려면?

👉 2022. 09. 12. 발행｜ 삼쩜삼은 무죄일까?

하지만 세무사회에서 바로 이의신청했고 결국 검찰 수사로 넘어가게 되었어.

삼쩜삼, 검찰 단계에서는 어떻게 됐을까? 세무사회는 어떤 주장을 펼쳤던 걸까? 오늘은 그 후반전 경기를 중계해 볼까 해.  

삼쩜삼이 경찰 수사 단계에서 무혐의 결정을 받았던 이유가 뭐였는지, 전반전에서 가장 중요한 3가지만 정리해 줄게.

자 그러면 세무사회가 후반전에 어떤 반격을 했는지, 반격이 효과는 있었을지 살펴보자구!

오늘은 ‘세무대리’에 관해서 집중적으로 살펴봐야 할 것 같으니, 세무‘보조’와 세무‘대리’가 어떻게 다른지 먼저 알아보자.

쉽게 말해 ‘대리’는 타인을 대신하여 어떤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하고, ‘보조’는 타인이 어떤 행위를 하는데 이를 돕는 것을 말해.

자, 그럼 ‘대리’와 ‘보조’의 결정적인 차이는 뭘까? 그렇지! 바로 행위의 주된 주체가 누구냐의 차이야. ‘대리’는 대리인인 내가 주된 행위의 주체가 되어 행위를 하는 반면, ‘보조’는 다른 사람이 주된 행위의 주체로 행위하는 것을 내가 단순히 옆에서 돕는 것에 불과해.

그런데 말은 이렇게 명백히 다른 것처럼 했지만, 실제로는 구별이 쉽지 않다구. 어디부터 어디까지 행동을 해야 주된 행위자인지는 그때 그때 사안에 따라 다른 법이니까.

어쨌든 ‘대리’와 ‘보조’는 다르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따라오라구!

대리는 불법, 보조는 합법!

경기 후반전, 세무사회는 검찰 수사 단계에서 어떤 주장을 펼쳤을까? 바로, '삼쩜삼은 불법세무대리 행위를 하였다'는 주장이야. 삼쩜삼이 '대리'를 한 것이 맞다면 세무사법 위반이지만, 삼쩜삼이 '보조'를 한 것에 불과하다면 불법이라 보기 어려워.

세무사회의 첫 번째 칼⚔️, 대법원 판례!

‘삼쩜삼이 불법세무대리 행위를 했다’고 주장하기 위한 첫 번째 칼은 대법원 판례였어. 유죄 결론이 나온 대법원 판례와 비슷한 사안일수록, 실제로 재판에서 유죄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거든. 대법원 판례 사안에서 삼쩜삼과 유사한 행위가 이루어졌는데 불법세무대리가 인정되었으니, 삼쩜삼도 유죄라는 논리였지.

‘사실상 신고를 주도하면서 외부적인 형식만 납세자가 직접 하는 것처럼 하는 것도 세무대리라는 것이 대법원 판례인데, 삼쩜삼이 딱 그런 경우 아냐?’라는 세무사회의 주장,

로식가들이 보기에는 어때?

세무사회의 두 번째 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결정!

삼쩜삼은 그동안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개인정보보호법위반 여부와 관련해서도 조사를 받았었어. 그 결과 시정명령과 과징금·과태료 부과의 결정이 이루어졌는데, 그 내용을 한 번 살펴보자.

개보위는 세무대리를 인정한 것일까?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결정을 받아 본 세무사회는 바로 이렇게 주장했어. "앗? 대행이라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삼쩜삼이 이용자 정보를 이용해서 세무대리인 수임 동의를 받고 환급신고 대행을 했다고 인정한 거잖아? 그럼 이거 세무대리를 했다고 인정한 것 아냐?"

세무사회의 후반전 대역전, 가능했을까?

세무사회의 후반전 전략이 어때? 꽤나 효과적인 것 같지 않아? 하지만 다들 많이 알고 있는 것처럼 세무사회의 대역전극은 실패했어. 경기 내용은 좋았던 것 같지만 역전골을 넣지는 못했고, 결국 검찰에서도 삼쩜삼의 손을 들어줘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 그럼 VAR을 통해서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도 한번 살펴보자.

첫 번째 칼 '대법원 판례', 방패에 막히다🛡️

세무사회의 주장대로 대법원 판례와 삼쩜삼이 진짜로 '비슷한' 사안이었을까? 대법원 판례를 삼쩜삼 사안에 직접 적용해서 삼쩜삼이 유죄를 받아야 하는 걸까?

언뜻 보면 비슷하지만, 대법원 판례 사안과 삼쩜삼은 조금 달라. 대법원 판례는 ‘사실상 신고를 주도하면서 외부적인 형식만 납세자가 직접 하는 것처럼 하는 경우’에도 세무‘대리’가 될 수 있다고 보았어. 삼쩜삼도 '사실상 신고를 주도'해서 형식만 이용자들이 직접 신고하는 것처럼 한 것 아니냐구?

삼쩜삼과 대법원 판례, 뭐가 달랐을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대법원 판례 사안과 삼쩜삼의 사안은 크게 두 가지에서 달랐어. 첫째, 자료 입력을 고객이 직접 했는지. 둘째, 혼자 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한 업무였는지.

대법원 판례 사안에서는 비세무사가 고객을 대신해서 세금신고를 했어. 고객이 아닌 비세무사들이 기초자료를 프로그램에 입력했고, 신고할 때 명의도 세무사로부터 명의를 대여받아 그 세무사 명의로 신고했지. 반면 삼쩜삼 서비스는 이용자들이 프로그램에 정보를 직접 입력하는 방식이었어. 

뿐만 아니라, 삼쩜삼이 제공한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단순해서 세무지식이 별로 없는 일반인도 국세청 홈택스에 접속만 하면 혼자 환급신청을 할 수 있는 정도의 것이었어. 서비스의 주된 취지도 ‘이용자들이 직접 환급신청하는 것에 삼쩜삼이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었지.

그렇기 때문에 대법원 판례 사안은 세무‘대리’에 보다 가까운 것으로 보이지만, 삼쩜삼의 사안은 세무‘보조’에 보다 가깝다고 보여. 결국 삼쩜삼이 세무‘대리’가 아닌 세무‘보조’라면, 세무사법 위반이 되지 않을 수 있는 거지.

두 번째 칼 '개보위 결정', 방패에 막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낸 보도자료에는 ‘삼쩜삼이 이용자들 개인정보를 이용해 세무대리인 수임 동의, 환급신고 대행을 한 사실이 있다’고 되어 있어.

그렇다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삼쩜삼이 세무대리인으로 활동하였다’고 인정한 것 아닐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건 아니라고 봐야할 것 같아.

'세무대리인' 글자 나왔으니 대리 아니야?

먼저 ‘세무대리인 수임 동의’와 관련해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보도자료 중 다른 부분을 살펴보면 ‘삼쩜삼이 세무대리인이 되었다’는 취지가 아니고 ‘삼쩜삼이 다른 세무사들에게 정보를 제공하여 그 세무사들이 세무대리인이 되었다’는 취지로 보여. 그렇다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삼쩜삼이 세무대리인으로 활동하였다’라고 판단한 것은 아니니, 이 보도자료를 세무대리의 근거로 삼기는 어렵겠지?

'환급신고 대행' 글자 나왔으니 대리 아니야?

다음으로 위 보도자료에는 ‘삼쩜삼이 환급신고 대행을 했다’고 되어 있으니 ‘환급신고 대행’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살펴봐야 해. 대행은 대리일까, 보조일까? 둘 다 가능해. 사무를 위임받아 대신 처리하는 일을 대신 행하면 '대리'의 역할, 단순히 심부름만 하는 것이라면 '보조'의 역할이 될 거야.

따라서 삼쩜삼에서 구체적으로 환급신고를 하는 과정을 살펴봐야 해. 앞서 본 것처럼 삼쩜삼은 이용자의 개인정보, 기초정보를 이용자 본인이 직접 입력하는 구조이잖아? 그렇다면 이용자는 삼쩜삼이라는 싸이트 또는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환급신고를 한 것이고, 삼쩜삼은 그러한 환급신고를 보조하는 도구로 사용된 것에 가깝다고 보여.

즉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환급신고 대행’이라고 표현을 하였지만 그 실질을 살펴보면 결국 ‘대리’보다는 ‘보조’에 더 가까운 형태인거야.

결국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판단만으로는 세무사회가 ‘삼쩜삼이 세무대리를 한 것이다’라는 역전골을 넣기가 어려웠던 거지.

정리해보면, 삼쩜삼은 경찰과 검찰 수사 단계에서 모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결정을 받았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장을 승인받지 못했으니, 플랫폼 스타트업들에게 유사 직역과의 갈등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엿보이는 대목이지.

🚩고소, 고발만이 답은 아니야!

레오가 생각하기에 요즘 대한민국은 모든 일을 법적으로 처리하려는 경향이 과한 것 같아. 모든 문제를 고소, 고발 또는 소송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어.

하지만 고소, 고발, 소송은 양 당사자 모두가 시간적, 경제적으로 큰 비용을 치러야 하는 수단이야. 더군다나 삼쩜삼의 플랫폼 운영이 세무사법위반으로 유죄라면, 삼쩜삼을 이용하는 약 2천만 명의 이용자도 삼쩜삼의 공범으로 남게 되지. 

고소, 고발을 하기 이전에 서로 조금씩 이익을 내려놓고 좀 더 나은 사회를 위한 고민과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서비스 기획 단계에서부터 점검해 보자!

삼쩜삼과 세무사회 사이의 갈등은 IPO 단계에서까지 삼쩜삼의 발목을 잡고 있어. 비록 삼쩜삼 서비스가 법 위반이 아니라고 해도 말이야.

플랫폼 서비스를 기획 중이라면, 이러한 갈등을 예방하는 게 현명하겠지?

우리 서비스가 유사 직역과 상생할 수 있는 포인트는 없을지, 고민이 필요해 보여. 

상장 미승인 결정을 받은 삼쩜삼은 시장위원회의 재심사를 받을 수도, 상장 철회를 선택할 수도 있어. 삼쩜삼의 선택이 어떻게 될지 지켜보면서, 다음 레터에서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