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로스규이

[1] RSU, 스톡옵션이랑 뭐가 달라?

[2] 왜 스톡옵션 말고 RSU일까?

[3] 벤처기업법상 RSU, Good or Bad?

[4] RSU, 앞으로 어떻게 될까?

RSU가 뭐야?

애플, 메타, 테슬라 등 미국 기업에서 널리 활용하고 있는 RSU는 'Restricted Stock Unit'의 줄임말이에요. 이름 그대로, 주로 임직원의 근속이나 성과를 ‘조건’으로 주식을 임직원에게 일단 ‘대가 없이' 나눠주었다가 이를 달성하였을 때 ‘양도제한’을 풀어주는 주식 보상 제도를 의미한답니다. 그렇다면 RSU는 스톡옵션(Stock Option, 주식매수선택권)과 어떤 점이 다른 걸까요? 

스톡옵션은 권리이지 주식이 아니야

스톡옵션과 RSU의 차이 첫번째, 스톡옵션은 약정된 가격으로 회사의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해요. 나의 선택에 따라 주식을 살 수도 있고, 사지 않을 수도 있어요. 반면 RSU는 '주식' 그 자체를 주는 것이고요.

스톡옵션이 운동화 구매라면, RSU는 공짜로 운동화를 받는 것

스톡옵션과 RSU 차이 두번째, 스톡옵션은 돈 주고 주식을 사야하지만, RSU는 공짜로 받은 주식이라는 점이에요.

운동화 리셀 시장으로 얘기해볼까요? 한정판 운동화를 돈 주고 사면 높은 가격에 리셀해야 이익이 생겨요. 한정판 운동화를 팔지 않고 계속 갖고만 있거나, 한정판 운동화의 리셀가가 폭락했다면 아무런 차익을 얻을 수 없겠죠? 스톡옵션도 마찬가지예요. 게다가 일반적인 스톡옵션은 행사할 때 세금도 내야하죠. #스톡옵션 거지라는 말도 있어요. 결국 현재 우리 회사의 주가가 어떤지, 주식을 살 자금은 충분한지 고려해야 할 것이 많아요.

RSU는 공짜로 받은 운동화니까, 시가를 고려할 필요 없이 시장에 팔기만 하면 무조건 이익이 생기겠죠? 이렇게 RSU는 스톡옵션에 비해 훨씬 즉각적이고 확실한 보상이라고 할 수 있어요. 성장가능성이 둔화된 후기 스타트업일수록, 시장이 어려울수록 회사의 구성원들은 RSU를 선호하는 것이고요. 우리나라에서는 두나무, 크래프톤, 네이버와 같은 회사들이 RSU를 도입했답니다.

복잡한 스톡옵션 VS 자유로운 RSU

스톡옵션은 부여 요건과 절차가 상법에 딱! 정해져 있어요. 지키지 않을 경우 부여한 스톡옵션은 효력이 없고요. 애써 부여한 스톡옵션이 쓸모가 없다니, 아찔한데요. 자세한 내용은 #지난 레터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반면 RSU는 누구에게 줄 수 있는지, 언제부터 취득, 양도할 수 있는지 상법에 정해진 것이 없어서 훨씬 자유롭죠. 회사에 '자기주식'만 있다면, 발행주식총수의 제한없이 그 범위 내에서 RSU를 발행할 수 있어요. 주주총회 결의 필요 없이 자기주식 취득하고 처분했다는 이사회 결의만 하면 된답니다.

만약 임직원이 아닌 분에게 보상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어떨까요? 회사 전체 주식의 10% 이상을 주고 싶다면요?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는 어려울 거예요. 하지만 자기주식이 있는 회사라면, RSU를 부여하는 것은 가능해요. 이렇게 RSU는 부여하면 바로 주주가 될 수 있다는 점, 부여 요건과 절차가 자유롭다는 점에서 스타트업들 사이에서는 스톡옵션 대신 RSU를 원하는 목소리가 높았어요.

RSU, 도입하기 왜 어려웠던 거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스타트업이 RSU를 도입하기는 어려웠어요. RSU를 부여할 때 한 가지 조건이 있었거든요. RSU는 주식을 직접 나눠주는 제도라고 말씀드렸죠? 이때 그 주식은 회사의 자기주식, 자사주여야 해요. 스톡옵션처럼 새로운 주식을 발행하는 방법으로는 RSU를 부여할 수 없어요.

스타트업에게 자기주식 취득은 어려워

자기주식를 이미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이라면 RSU를 바로 실행할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현재 회사에 자기주식이 없는 상황이라면, '배당 가능 이익'이 있는 경우에만 '상법에서 정한 절차'를 거쳐서 그 한도에서 자기주식을 취득해서 RSU를 부여할 수 있었어요.* 스타트업은 적자인 상태로 배당 가능 이익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현실적으로 RSU를 도입하여 주식을 지급하기는 쉽지 않았죠.

*상법 341조, 341조의2 등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RSU는 절차가 불명확하다는 불만도 있었어요. 이 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번에 벤처기업법이 개정된 것이고요.

이번 벤처기업법에 들어온 RSU는 '성과조건부 주식교부계약'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어요. 성과조건부 주식은 장점과 단점을 하나씩 갖고 있는데요. 

장점은 자기주식 취득 조건이 완화되어, 배당가능이익이 없는 회사라도 성과조건부 주식을 줄 수 있다는 점이에요. 단점은, 벤처기업법에 요건과 절차가 마련되었는데 그 절차가 스톡옵션만큼이나 까다롭다는 점이에요. RSU의 가장 큰 장점, 더 다양한 분들에게 간편한 절차로 부여할 수 있다는 점이 사라진 셈이네요.

장점! 배당가능이익 없이도 RSU 가능👌

원래는 상법상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만 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자본잠식이 일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성과조건부 주식을 위해 자기주식 취득이 가능해졌어요. 벤처기업이라면, 배당가능이익이 없더라도 성과조건부 주식을 부여할 방법이 생긴 거예요.

단점! 스톡옵션만큼 까다로운 절차🤔

성과조건부 주식을 부여하려면, 정관, 등기, 주주총회 특별결의, 계약 등을 신경써야 해요. 사실상 스톡옵션을 부여할 때 지켜야 할 절차만큼이나 까다로운데요. 벤처기업법상 스톡옵션과 성과조건부 주식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볼게요.

• 먼저 정관에 성과조건부주식 제도를 규정하고, 그 규정한 사항을 등기하여야 해요.
• 그 다음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해 임직원에게 성과조건부주식 부여를 구체적으로 결의하여야 한답니다.
• 주주총회 결의 이후에는 부여 받은 분과 회사 사이에서 실제로 성과조건부주식 교부에 대한 계약서를 작성해야 해요.

• 벤처기업이라면, 스톡옵션은 회사 임직원이 아니더라도 연구원, 변호사 등 제3자에게 부여할 수 있어요

상법상 RSU? 벤처기업법상 성과조건부 주식?

RSU가 가장 매력적이었던 점 중 하나는 요건과 절차가 자유롭다는 점이었어요. 하지만 배당가능이익이 필요해서 실제로 도입하기는 어려웠고요.

이번에 개정된 성과조건부 주식은 배당가능이익의 제한이 사라졌어요. 하지만 요건과 절차가 까다로워진 탓에,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들었지요. RSU와 성과조건부 주식 모두 단점을 한 가지씩 가지고 있는 셈이네요.

그렇지만 아직 시행일이 좀 남았죠?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개정법에 맞는 하위법령을 정비할 예정이고 곧 구체적인 가이드북도 제작하여 공개할 예정임을 밝혔어요. 제도가 정비된다면, 법 시행 전에 더욱 자세한 내용으로 다시 찾아뵐게요!